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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색출하겠다" 스크린도어 업체, 직원에 통화내역 요구

송고시간2016-06-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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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 색출하겠다" 스크린도어 업체, 직원에 통화내역 요구

제보자 찾으려 직원에 통화내역 요구
제보자 찾으려 직원에 통화내역 요구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대신 21년간 광고 유치권을 받은 부산지하철 광고대행업체가 내부 비리와 열악한 근무여건을 언론에 고발한 내부자를 색출하려고 직원에게 통화내역 제출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애초 부산교통공사와 스크린도어 민자사업 협약을 체결한 휴메트로릭스 홈페이지 모습. 가운데 빨간색 네모 안 비츠로씨엔씨(VITZRO C&C)는 휴메트로릭스의 관계사로 현재 부산지하철 10개역의 스크린도어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업체다. 2016.6.17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대신 21년간 광고 유치권을 받은 부산지하철 광고대행업체가 내부 비리와 열악한 근무여건을 언론에 고발한 내부자를 색출하려고 직원에게 통화내역 제출을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부산지하철 1·2호선 10개역의 민자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최근 소속업체인 비츠로씨엔씨와 광고대행업체인 휴메트로릭스가 편법 하도급은 물론 안전에 치명적인 부품 돌려막기, 국토부 감사에 대비한 서류 조작을 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제보해 기사화됐다.

A씨 등 이 업체 직원에 따르면 이후 비츠로씨엔씨 관리자는 회의 석상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누가 회사 내부 일을 발설했느냐"며 휴대전화 통화내역 목록을 제출하라고 말했다.

직원의 통화목록을 받아 언론사에 전화한 사람을 찾아내겠다는 의도다.

이 관리자는 "어떤 XX인지 반드시 색출해서 정리하겠다. 통화내역을 가져 오지 않으면 나를 싫어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라며 협박조의 말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내부고발자를 포함한 업체 직원들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통화목록을 제출하라는 회사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거절하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츠로씨엔씨 관계자는 "직원들 스스로 제보자가 누군지 밝혀보자고 제안해 통화내역을 받기로 했을 뿐 강압적이지 않았다"며 "제보 내용이 너무 황당해 더이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통화내역 요구에 대해 노동·인권단체는 명백한 사생활·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회사 내부고발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대응은 하지 않고 내부 직원을 상대로 제보자를 추궁하는 것은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는 방증"이라며 "법적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수희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 팀장은 "업체가 관리자의 지위를 이용해 직원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통화내역을 이용하려는 목적도 제보자를 찾아내려는 것이어서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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