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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제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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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0회 작성일 10-01-2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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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 이겼지만 대한항공의 부당해고로 잃어버린 5년
조종사노조, 강제철거로 노사관계를 더 나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부산소식, 미래의 어려움 때문에 정리해고 하겠다는 한진중공업
사설, 새해 희망을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패러디극장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확실히 무시하는 대한항공
해고자로 살아왔던 이야기 (3), 검찰에 가봤어? 안 가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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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 이겼지만 대한항공의 부당해고로 잃어버린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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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02.gif방순석, 임영선동지가 천신만고 끝에 2010년 1월14일 대법원에서 이겼다. 5년 이라는 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던 소식이기에 50대 중반이 넘은 두 동지는 서로 부등켜 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이젠 마누라와 자식들 그리고 부모님에게 당신이 살아온 삶이 정당했노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5년의 세월은 이미 모든 것을 빼앗아 가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일까?

두 동지의 얼굴에 흘러내리는 눈물은 기쁨보다는 지난시절 겪어야했던 살인과도 같은 해고의 아픔에 분노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민주노조를 만들기 위해 노조설립기금을 모금한 것이

해고사유

지난 2005년 9월, 25년 넘게 대한항공객실승무원으로 열심히 일했던 두 동지에게 대한항공은 추석선물로 해고통지서를 주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처자식과 나이 드신 부모님 몰래 몇날 며칠을 밤새며 보내야했다.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자식들과 나이드신 부모님에겐 차마 이야기하지 못하고 마누라한테만 사정이야기를 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마누라와 부등켜 안고 밤새 눈물을 흘렸다. 쉰 살이 넘은 나이에 부당해고를 철회하라는 일인시위 피켓을 안고 회사와 공항에서 일인시위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해고투쟁이 설마 5년을 갈지는 꿈에도 몰랐다. 특히 노조를 만들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설립기금을 모금한 것이 해고사유가 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은 했다.

회사는 부당해고 시키고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제명처리하면서 둘은 찰떡궁합

대한항공은 조합원을 위한 민주노조를 겁내고 있기에 두 동지를 해고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조합원37-003.gif이 해고되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노조가 앞장서서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노조를 어용노조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조합원제명을 통해 해고자를 두 번 죽이
는 짓을대한항공노조가 한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을 죽이려는 회사와 어용노조는 환상적인 커플임을 다시금 느끼면서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손해배상과 고소고발로 해고자를

벼랑 끝으로 떠미는 대한항공

부당해고를 시킨 조양호 회장이나 사장을 만나서 대화한번 하고자 몇 번을 회사 앞에 찾아갔다. 대한항공의 되돌아오는 답은 해고자들이 업무를 방해하고 기물을 손괴했다고 경찰서에 고소 고발하고 법원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로 인해 해고자들은 고스란히 신용불량자가 되고 생계는 더욱 어려워 질 수밖에 없었다.

자식들의 학업을 중단하면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애들에겐 아빠의 해고를 알리지 않았지만 경제적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얘들에게 학업을 중단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살던 집에서 쫓겨나와 지하방으로 들어갈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갔다.

진실은 승리한다는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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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처음부터 대형로펌 ‘광장’ 통해 대법관출신 변호사들을 대거 동원해 법적대응을
했다. 한마디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 지 아무리 돈과 권력이 많아도 무리한 징계를 한 대한항공의 부당해고는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이 5년 만에 대법원에서 밝혀진 것이다.


살인적인 고통을 준 대한항공과 어용노조는 해고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라.

대한항공의 구시대적 노무방식과 조합원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던 어용노조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5년이라는 긴 시간 해고자들에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준 대한항공과 어용노조는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양심이 있는 기업가라면 조합원을 위한 노동조합이라고 한다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행동일 것이다.

두 동지의 정년이 올해와 내년이다. 그래서 하루빨리 객실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정든 동료들과 비행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대한항공의 부당해고로 인해 이젠 늙은 노동자가 되었지만 두 동지를 조속히 복직시켜 객실승무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동지가 첫 출근 하는 날 회사 앞에서 축하 떡이라도 조합원들에게 돌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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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로 노사관계를 더 나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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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철거된 공제회사무실

지난 해 12월 19일, 차기 조종사노조공제회 선거가 끝나기가 무섭게 회사는 OC 8층 휴게실에 위치한
공제회 공간을 강제 철거했다. 이 공간은 조종사 노동조합이 생기기 훨씬 전인 ‘항공인동우회(항우회)’ 시절부터 조종사들의 보험업무와 경조사 업무를 대행하기 위해 사용되던 곳이다. 지금까지 20년 넘게 아무 문제없이 유지되었고, 지난 번 공제회장 시절에는 물품을 추가로 지원하고 공간까지 넓혀주었던 이 자리를 갑자기 강제 철거한 이유가 무엇일까? 회사는 이에 대해 ‘운항승무원에 대한 One-stop Service의 실현’이라고 공문을 보내왔지만 당신이 대한항공에 잠시라도 적을 둔 적이 있다면 진짜 이유는 다른 것임을 알 것이다.

회사가 무엇인가를 바꿀 때는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째로 누구누구가 지나가다 얼핏 보거나, 수군수군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이다. 그 누구누구는 어떤 거시기들한테 뭔가를 지시하고 바로 회사의 제도가 바뀐다. 아주 황당한 결정이지만 절대 안 바뀌고 전면적인 선전 작업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어떤 거시기가 누구누구의 환심을 사려고 오버하는 경우이다. 이럴 때는 누구누구의 환심을 사지 못하면 꾀죄죄하게 진행되다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공제회건처럼 그냥 노동조합이 잘 되는 것은 무조건 싫기 때문에 후다닥 바꾸어 버리는 경우이다. 옳고 그름이나 일의 효과 등에 대해서 판단할 여지를 아예 없애버린다. 그냥 무대뽀로 밀고 나간다. 회사의 이런 무대뽀 정신은 올 1월 11일 조종사노조공제회의 서류와 비품들을 사전 허락 없이 가져가면서 절정에 달했다.

한편 회사와 조종사노조공제회가 지난 2008년에 작성한 공제회 공간 사용 등에 대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2008년 당시에 사용하던 공간 이외의 추가 공간과 사무기기를 지원하기로 되어 있다. 이 양해각서에는 회사가 2008년에 추가 지급한 것에 대해서만 반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명시되어있다.
이번 공제회사무실 강제철거를 보면서 사측이 과연 조종사노조를 대화의 상대로 보는가를 잘 보여줬다. 사측은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면 조종사노조공제회사무실 원상회복부터 하는 것이 수순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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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어려움 때문에 정리해고 하겠다는 한진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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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조정반대를 외치는 한진중공업노동자들

“재벌은 배터지고 노동자는 해고되고. 차라리 죽여라!한진중공업은 불법정리해고 중단하라” 친구 영화로 유명한 부산영도에 가면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가 상상되는 길거리에 살벌한 내용으로 붙어있는 현수막의 내용이다. 그 만큼 한진중공업에 몰아치는 있는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무섭다는 이야기다.

2003년 겨울 부산에 위치한 한진중공업은 600여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 해야 회사가 살수 있다고 했다.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두분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고서야 정리해고는 철회되 고 20년 전 해고자도 복직시키는 등 노동조합이 원하는 모든 사항을 들어주면서 회사는 백기투항을 한 적이 있었다.
6년이 지난 09년 12월 한진중공업은 또 다시 1000여명의 직원을 구조조정 해야만 회사가 살수 있다며 정리해고를 통보해왔다. 사측은 09년 선박 수주를 한 대도 못해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직원의 30%를 구조조정하고 설계부분은 분사하겠다고 통보해왔다. 그러나 한진중공업은 08년도 조선업계 최고인 5,10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09년 3분기 까지 1,05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2년까지는 수주물량이 있지만 미래에 회사가 어려워질 것이 예상됨으로 노동자를 잘라야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거리가 없어 정리해고 하겠다고 하면서도 수주 받은 물량은 필리핀 해외로 돌려버리니 사측의 이런 행동을 보고도 조합원들이 투쟁을 안 할 수가 있겠는가?
지난해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에서 보았듯이 상하이자본과 정부가 잘못해놓고 그 책임을 고스란히 노
동자에게만 전가했다. 이 투쟁에서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를 외쳤고 자본과 정부는 “무조건 정리해고” 를 주장하면서 노동자들은 살기위한 극렬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한진중공업에서 또 다시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를 통해서만 회사를 살린다고 하고 있으니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물론 부산이 들썩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앞 천막에서는 나이 50이 넘은 유일한 해고자인 김진숙동지가 10일이 넘도록 단식투쟁 을 하고 있다. 용접공으로 30년 넘게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아저씨들이 고개숙이고 회사를 떠나 가는 것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어 선택한 단식투쟁이라고 한다.
회장은 120억원이 배당금을 받으면서 물량 좀 없다고 1000여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것이 바로 “제벌 은 배터지고 노동자는 정리해고”라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을까?
하루빨리 부산영도에 불고 있는 정리해고바람이 철회되고 힘들어도 갈매기울음소리 들으며 신나게 일하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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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희망을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 갑시다.

2010 새해를 알리는 재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국민모두가 잠든 새벽에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전임자임금지급을 금지하고 복수 노조를 유예한다는 노동법을 개악 처리했다. 이런 소식을 듣고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국민들과 노동자들은 절망과 고난을 생각치 않을 수 없었다.

연이어 들려오는 소식들은 전기세,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 서민물가가 일제히 올라간다는 소식에 월급은 동결내지 삭감인데 또 한해를 어찌 살아야 할지 한숨만 들려온다. 친기업 정부를 자랑스럽게 외쳤던 이명박 정부는 부자들의 세금은 100조원을 깍아 주면서 노동자서민의 주머니는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직을 포기한 사실상의 백수가 4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국민 10명중 1명이 집에서 쉬고 있다는 것이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복불복도 예외가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암울하고 힘든 삶의 연속이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사회는 꼭 바뀌어야 한다. 또한 그 힘은 바로 이 사회의 주인인 노동자 서민만이 바꿀 수 있다. 암울했던 일제와 독재시절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앞장서서 세상을 바꾸었던 것도 바로 우리 노동자 국민들이었다.

마찬가지로 40년이 넘는 어용의 역사를 가진 대한항공노조에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다른 누가 해 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나설 때부터 우리의 현장은 바꿀 수 있다. 새해에는 나부터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나의 일터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이 된다면 우리의 희망은 스스로 만들어 갈수 있지 않을까 한다. 2010년 백호의 강한 기운이 대한항공노동자 모두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우리노조 자랑스러운 노조”를 만드는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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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권고를 확실히 무시하는 대한항공

인간의 기본권과 평등권에 대한 차별을 바로잡아 인권보호와 가치를 구현해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명품항공사 대한항공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항공이 객실남승무원을 채용함에 있어 차별하는 일이 없도록 채용관행을 시정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여승무원은 공개채용을 하지만 남 승무원은 사내직원 중에서 객실승무원을 채용한다. 그래서 국가인권위가 남승무원에게도 공개채용의 기회를 주라고 권고했지만 대한항공은 회사의 경쟁력강화와 인력운영 필요에 따른 전략적 선택이라며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인권위에 통보했다.

사내직원을 객실남승무원으로 채용해 인건비가 절감되고 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될지는 모르지만 진정한 명품항공사가 되려면 차별을 없애고 인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승객의 생명을 다루는 회사에서 눈 앞에 보이는 돈벌이를 때문에 화려함만 쫓아간다면 언젠가는 추함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요즘 회사사정이 어려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인권위의 직권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체시정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쟁력도 좋지만 직원을 차별하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싫고 인권을 먼저 선택한 것이다. 이명박대통령과 함께 세계를 누빈다고 조양호회장이 바쁘다.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대한항공이 부당해고를 했다고 법에서 밝혀졌으면 먼저 사과하고 복직을 시켜야 할 것인데 무시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의 이런 사정을 이명박 대통령이 알면 좀 나아질까? 아니 둘 다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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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순석 (객실남승무원 22기)



객실사무장으로 30년 넘게 근무했던 방순석, 임영선동지는 대법원에 이어 고등법원에까지 해고소송에서 이겼음에도 대한항공은 동지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 어느 덧 내년에 정년퇴임을 앞둔 방순석동지가 해고당시 힘들었던 순간들을 정리한 글을 계속 실기로 했다

2003년 11월 말경 강서경찰서 출석 통지를 통보 받고 출두하는데 생전 처음 고소를 당해보니 내가 무슨 죄인이 된 거 같기도 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떨리는 가슴안고 갔다. 경찰서입구에서 고소했다는 후배3명과 마주치게 되었다. 마음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얼마 전까지 기내에서 함께 일하고 웃고, 해외 나가면 호텔에서 한솥밥을 먹던 후배들이었는데 하는 생각을 하는데 후배들이 먼저 악수를 청했 다. 속으로 “아니 이놈들이 선배 고소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악수를 청하나” 하고 있는데 얼굴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회사가 시켜서 마지못해 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악수만하고 조
사실로 갔는데 고소를 한 후배들의 조사가 먼저 끝난 후에 우리들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조사요지는 노조 후원금을 모금하게 된 경위와 사용내역, 전체액수 등 회사가 우리들에게 질문한내용과 동일했다.
이에 박성진 노추위위원장이 조사관에게 지금 조사하는 내용은 회사가 궁금해 하는 것이고, 만일 우리가 여기서 얘기하게 되면 우리를 후원해준 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니고, 이야기한 부분이 회사로 흘러 들어 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판사님 앞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였더니 조사관은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타박을 주고 1차 조사는 끝이 났다. 결국 2차 조사에서도 후원명단과 액수를 알려 주지 않고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다만 검찰에 사건통보를 하겠다는 내용과 검찰조사가 있을 것 이라는 통보를 뒤로하고 강서경찰서에선 조사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순석 임영선 최원봉 김태수, 본사대기 4명은 2003년 12월 31일부로 다시 객실승무부로 인사발령이 났으나, 비행근무를 준 것은 아니고 바로 자택대기로 바뀌면서 교육원 출퇴근 대신 집에서 가택연금이 시작되었다. 본사대기하면서 서울지노위에 부당대기 및 부당노동행위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노위, 중노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회사도 6개월이상 무작정 본사대기 시키면 노동위원회 판결에 불리할 것을 대비하여 다시 객실승무부로 인사발령을 낸 것이었다. 잔대가리를 굴린 것이다. 집에서 대기하다가 대기시간이 지나면 노추위 사무실로 나가서 대책회의와 대의원선거 준비를 위해 눈코 들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즈음 무시무시한(?) 서울남부지검의 출석통보가 날라 왔다.

생전 처음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이젠 검찰청까지 가게 되니 기분 완전히 더러웠다. 그것도 후배들이 사기횡령혐의로 고소한 사건이니 오죽 했겠나. 속으로는 약간 겁먹었지만 지은 죄가 없으니 떳떳하 다라는 생각이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었다. 검찰청 건물은 넓은데 인기척이나 말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에 참으로 심란했다. 그저 검찰청에 오면 죄 없는 사람도 오금이 절인다는 말이 생각났다. 일단 담배한대 피우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검찰직 공무원들이 있는데 누가 검사인지 몰라 두리 번 거리는데 와서 앉으라고 했다. 마치 촌놈 의사검진 받듯이 가서 검사 앞에 앉았다.

우리가 통상 사람을 처음 만나면 인사를 주고 받는 게 예의인줄 알았었는데 여기는 좀 달랐다. 하기야 검찰청이라는 곳이 형사사건의 별 놈들을 다 다루는 곳이라 예의고 나발이고 격식을 차릴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리도 조사에 순순히 응했다. 첫날조사는 장장 8시간에 걸쳐 진행되는데 검찰에서는 완전히 우리 두 명을 사기범으로 치부하고서 심문을 하였다. 무죄추정원칙이니 미란다고지 같은 것은 법전에만 있는 것이지 ‘그냥 니가 죄인인데 니 죄를 알렸다는 식이고, 그렇지 않으면 니가 무죄를 밝혀봐라 그럼 내가 참고해볼게’ 이런 식이었다. 좌우지간 이런 류의 심문이 장장 4개월에 걸쳐 8차례 진행되면서 검사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게 되었다. 이쯤되면 우리가 거물인사쯤 되는 건가??

검사는 마지막으로 후원자명단과 통장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며, 끝을 내자고 하였다. 우리는 후원자 명단이 들어가면 회사가 후원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반드시 비밀보장을 하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노추위 사무실에 와서 우린 회의를 통해 이 부분을 고민하게 되었다. 새벽까지 후원자명단 공개냐 비공개냐를 가지고 논의를 하던 중에 일단 기소가 되면 어떻게 일이 꼬일지 모르니까 불기소가 되도록 보여주기만 하자고 결말이 나서 검사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후원자명단과 후원금통장을 보여주게 되었다. 검사는 꼼꼼히 살펴보더니 우리를 순순히 보내주었고, 며칠 있다가 사기횡령고소사건에 대해{혐의없음}통보하였다. 정의가 이기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쁨도 정말 순간이었고, 회사는 다시 고등검찰청에 항고하여 재수사를 하도록 하였다.

그 당시 검찰청 직원들이 대국민서비스를 높인다며 대한항공 서비스아카데미에 입과 한 상태였기 때문에 바로 재수사에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결국 다시 검찰에 출두하여 처음보다 더 혹독한 강도 높은 심문을 받기 시작하는데...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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