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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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000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729회 작성일 17-12-10 16:14본문
동네 산 중턱에 식당이 들어선다. '바이킹 식당'이다. 해적 차림의 애꾸눈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 해적선이 나타난 게
틀림없다.
'우리 동네/산 중턱에 해적선이 나타났다!//'바이킹 식당'이라는/간판을 단 해적선//애꾸눈
해적 차림의/종업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인다.//도시 사람들/줄서서 기
다리고//모 심던 사람들도/짬을 내 바이킹으로 간다.//해적들 불 밝히고/산마을 사람들 호주머니 통째 털고 있다.'('바이킹 식당'
전문)
산마을 사람들은 넉넉하게 살아가는 분들이 아니다. 그러나 동네 산 중턱에 근사한 식당이 생겼다.
밤까지 불을 밝혀놓고, 모 심던 사람들까지 불러낸다.
소비를 부추기면서 호주머니를 털고 있으니, 그게
해적질이 아니겠는가. 상상력이란 현실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다. 식당 이름에서 유추한 상상력이 기발하고 참
신하다.
'올해도 기차가 도착했다.//남쪽에서/북쪽 산기슭까지//직포/직포//연분홍 꽃연기
뿜으며//햇살 기관사 모는/기차가 마악, 도착했다.'('진달래 기차' 전문)
해마다 기차가 도착한다. 햇살 기관사가 모는 진달래
기차다. 직포직포 소리와 함께 연분홍 꽃연기를 뿜으며 달려온다. 남쪽에서 북쪽 산기슭까지 연분홍 꽃연기가 그득
하겠다. 새 봄에는 진달래 기차가 통일과 화합의 꽃연기 그윽한 세상을 꾸며줄 것 같지 않은가. (펌)